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내가 뭘 잘못 먹었나"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음식 하나가 유방암의 원인이 될까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뭔가 잘못된 음식 때문이라고요.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음식보다 더 큰 변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통조림과 가공식품, 정말 그렇게 위험할까요
통조림에 대한 불안감, 한 번쯤 가져보신 적 있으시죠? 저도 냉장고에 참치캔을 넣어두고 손이 선뜻 가지 않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통조림 내부에는 식품을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 에폭시 수지(epoxy resin)라는 물질이 코팅재로 쓰입니다. 여기서 에폭시 수지란 플라스틱 계열의 합성 물질로, 시간이 지날수록 내부 식품에 미세하게 용출될 수 있는 성분입니다. 물론 유통기한 내 제품이라면 그 용출량이 미미하지만, 저는 굳이 오래된 통조림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솔직히 말하면, 통조림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식품의 성분이 더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높은 나트륨 함량, 합성당, 보존을 위한 염지 처리 등이 장기적으로 우리 몸의 대사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거든요.
가공육, 즉 소시지나 햄 같은 합성 적색육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여기서 가공육이란 원재료 육류에 보존제, 발색제, 합성 첨가물을 더해 제조한 식품을 말합니다. 이 첨가물들이 고온 조리 과정에서 발암물질(carcinogen)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발암물질이란 세포의 DNA에 돌연변이를 유발하거나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화학물질을 뜻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을 정도입니다(출처: 세계보건기구).
그렇다고 통조림이나 가공식품을 한 번 먹었다고 당장 큰일이 나는 건 아닙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것을 매일, 습관적으로 드시는 패턴이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신선식품이 답이라면, 현실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신선한 재료를 매일 사서 직접 요리하면 되냐고요?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거 저도 압니다. 혼자 사시거나 직장 생활이 바쁜 분들은 특히 더 그렇죠.
제가 직접 써봤는데, 냉동 채소 제품 중에 의외로 좋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방부제 없이 바로 급속 냉동한 채소 혼합 제품들이 그것입니다. 여기서 급속 냉동이란 수확 직후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영하 40도 이하에서 빠르게 동결하는 방식으로, 영양소 손실이 일반 냉동보다 훨씬 적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첨가물이 없으니 통조림이나 레토르트 식품보다 훨씬 낫고, 꺼내서 바로 볶거나 국에 넣을 수 있어서 시간도 절약됩니다.
말린 과일 역시 비슷한 맥락입니다. 생과일을 건조하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당도가 농축되고, 여기에 합성당까지 추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가 높아지는 것이죠. 혈당지수란 식품 섭취 후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상승하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체내 염증 반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생과일로 드시는 것과 말린 과일로 드시는 것은 체감 포만감부터 다릅니다. 생사과 한 개와 건사과 한 봉지는 같은 것이 아니거든요.
신선식품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할 때 기억하면 좋은 포인트들입니다.
- 방부제 없이 급속 냉동한 냉동 채소는 바쁜 날의 훌륭한 대안
- 밀키트를 쓴다면 재료만 활용하고 양념은 직접 조절
- 견과류는 껍질 있는 채로 구입해서 먹기 직전에 까는 것이 산패 방지에 효과적
- 생과일은 말린 과일보다 자연당 비율이 높고 식이섬유까지 함께 섭취 가능
견과류 보관에서 조심해야 할 게 바로 산패(rancidity)입니다. 산패란 지방 성분이 공기나 빛에 노출되어 산화되는 현상으로,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오메가-3을 섭취하려고 매일 견과류를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 산패된 견과류는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껍질이 벗겨진 채 오래 보관된 견과류라면 과감히 버리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유방암과 음식, 진짜 관계는 어느 정도일까요
많은 분들이 "이 음식 먹으면 유방암 생긴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으면 공포감을 느끼십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런 정보들에 꽤 휘둘렸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 유방암 환자 1,300여 명의 전장 유전체(whole genome)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면, 유방암의 약 50%는 체세포 유전자 돌연변이, 약 10%는 유전성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전장 유전체란 한 생명체의 DNA 전체를 해독하여 분석하는 방식으로, 암 발생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는 데 쓰이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유전자 변이는 암 진단받기 12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게재되어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았습니다(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812-3).
물론 음식이 전혀 무관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붉은 고기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대장암 위험이 올라갈 수 있고, 탄 고기의 헤테로사이클릭아민(HCA, heterocyclic amine)이라는 물질은 발암 물질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이란 육류를 고온에서 조리할 때 단백질과 아미노산의 열 분해로 생성되는 화합물입니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은 유방암 발생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인자이지, "이것만 먹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제 경험상 음식에 지나치게 집착할수록 스트레스가 커지고, 그게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균형 잡힌 시선이 필요합니다.
음식은 암을 치료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하지만 내 몸이 치료를 버텨낼 수 있도록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도구인 것은 맞습니다. 통조림이나 가공육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식습관을 신선한 재료 중심으로 천천히 바꿔 나가는 것, 그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냉장고에 신선한 채소 하나 더 넣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